심심하지 않은 이유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11/20
머리가 지끈거린다. 돌아가며 말썽을 피우고 게으름을 부리고 몸살을 앓는 자동차들과 공구들 때문이다.
일 좀 해보자고, 좀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해 보자고 이래저래 사들인 공구들이 창고에 하나 가득이다. 그것들을 잘 달래고 얼러서 요긴하게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여차하는 순간 뭐가 맘에 안 드는지 작동을 멈추고 벌렁 드러누워 버리는 경우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오늘은 전동도끼 차롄가 보다. 징징 소리를 내며 왼쪽 오른쪽 바꿔가며 왔다갔다 해서 굵은 나무 등걸을 마치 도끼로 내려친 것처럼 쩍쩍 쪼개놓는 신통하고도 기특한 녀석이 뭐가 불만인지 한 순간에 작동을 멈춰버렸다. 아직 빠개야 할 나무들이 쌓이고 쌓였는데 이러면 안되지.
서둘러 병원에 데려 갈 채비를 해야 한다. 이때 등장하는 건 예외없이 포클레인이다. 사람 100명 몫을 한다는 이 녀석도, 남편 손으론 고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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