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선 신화를 본풀이라고 합니다. 본풀이엔 크게 일반본풀이(일반신 본풀이), 당본풀이(당신 본풀이), 조상본풀이(조상신 본풀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본풀이는 일반신 그러니까 중요한 신의 내력으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예로, 천지왕, 설문대, 삼승할망 등을 들 수 있죠. 즉슨, 일반본풀이는 제주 신화의 핵심이 됩니다. 총 열두 본풀이가 전해진다고 하고요. 당본풀이는 각 마을에 있는 신당에서 좌정한 신과 관련한 이야기를 말하는데요, 조상본풀이는 조산 신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조근조근 제주신화>는 일반본풀이인 열두 본풀이와 당본풀이 등 모두 열여섯 편의 신화를 담았습니다.

본풀이는 굿이라는 무속 의례를 통해 무당 즉, 심방에 의해 가창됩니다. 제주 신화가 구전된 방식입니다. 굿에는 제주큰굿이 유명합니다. 몇 날 며칠 동안 이어지는 큰 판이라 하더군요. 제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초감제를 시작으로 초신맞이, 초상계, 추물공연, 석살림, 보세감상, 불도맞이, 일월맞이, 초공본풀이, 초공맞이, 이공본풀이, 이공맞이, 삼공본풀이, 제상계, 시왕맞이, 요왕맞이, 세경분폴이, 제오상계, 삼공맞이, 세경놀이, 양궁숙임, 문전본풀이, 본향리, 영개돌려세움, 군웅만판, 칠성본풀이, 각도비념, 말놀이, 도진, 뒤맞이 등등.

이중 <조근조근 제주신화>의 제일 첫 번째 이야기로 소개되는 천지개벽신화인 ‘천지왕본풀이’는 초감제에 심방에 의해 가창됩니다. 초감제는 굿을 시작하면서 먼저 1만 8천 신들을 청해서 제상에 좌정시키는 제차라 합니다. 신을 청해 들이려면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굿을 하게 되었는지 그 연유를 신에게 고해야 한다는데요. 신을 함부로 불러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이러한 제차가 있는 듯합니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