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마지막 캠핑

웅보
웅보 · 비자발적 전업주부
2022/12/02
올 겨울 마지막 캠핑
   
   
이미 한 달도 더 전에 잡아놓은 약속이었다. 하필 당일부터 갑작스러운 한파가 예고되었지만 미룰 수는 없었다. 중부지방이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한파가 닥친 지난 수요일, 나는 올 겨울 마지막 캠핑을 떠났다.
   
다행인 것은 우선 캠핑장이 집에서 15분 정도 거리로 멀지 않았고, 전기가 일반적인 캠핑장보다 훨씬 고용량이 제공되어 다양한 난방기구를 갖출 수 있었다. 어떻게든 잠자리만은 따뜻하게 사수할 수 있겠다는 안심 덕에 이번 캠핑을 강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난방기구도 찬바람 그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캠핑장에 도착해 짐을 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손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내복과 롱패딩도 꺼내입었지만 이를 비웃듯 동장군의 칼바람은 매섭다. 
   
어휴, 정신 사나워.
서둘러 텐트를 세우고 타프로 바람막이를 만들어본다. 간략한 세팅을 마치고 찬 기운이 몸에 더 파고들기 전에 급히 알콜과 고기를 주입하기로 한다. 첫 메뉴는 삼겹깻잎말이꼬치다. 어릴 적 엄마 손잡고 따라갔던 꼬치구이 가게에서 먹었던 것을 쭉 잊지 않고 있다가, 첫 캠핑 당시 재현해보았다. 그 뒤로 우리가 함께하는 캠핑의 필수메뉴가 되었다. 꼬치구이에 라면 국물을 곁들이니 어느 정도 추위도 가신다.
   
   
대패삼겹살과 반 자른 깻잎을 돌돌 말아 꼬치에 끼워준다. 간단하지만 꽤 손이 많이 가고, 맛은 최고인 메뉴.
오늘은 손님도 합류할 예정이다. 간신히 데워진 몸을 일으켜 나머지 장비들을 세팅한다. 잠자리 세팅을 한 김에 잠시 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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