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산책을 마치고

하늘소풍06
2023/01/11
한밤의 산책을 나선다. 아침의 산책이 주는 생동감도 없고 오후의 산책이 주는 느긋함도 없지만 한밤의 산책에는 그윽한 사색의 자유가 주어진다. 골목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는 불빛에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신비로움을 발견한다. 사람의 발길과 목소리가 채웠을 골목길에 가로등 불빛이 가득 차있고 간간이 그곳을 지나가는 한 두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고적함이 메아리되어 빠져 나간다.

좀 더 과감하게 대로로 나서본다. 차들이 지나다니는 넓은 도로변을 따라 걷는 것은 또 다른 기분을 갖게 한다. 나의 그림자와 동행했던 다소 외로웠던 골목길 산책과는 달리 지나가는 차들의 소리에 갑자기 기운이 나는 듯하다. 그렇게 차들이 내는 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걷다 보면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몹시 적막해지는 드문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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