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강아지가 잊지 못하게 한 것

유태하
유태하 · 창작중
2023/08/19
친구의 강아지가 두 달 전에 떠났다. 나의 강아지는 작년 9월에 떠났다. 상실에서 벌써 1년이 채워졌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20살의 하얀 강아지는 항상 사랑스러웠다. 늘 내 옆에 몸을 기대고 앉거나 누워, 나의 손목에 머리를 들이밀거나 앞발로 톡톡 건드렸다. 그러면 나도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쓰다듬는 동안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었다. 나에게 과분하게 아름다운 존재여서 신앙 같은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감사한 존재에게 마음을 표현하기에 늘 부족했던 내 모습이 1년 내내 떠올랐다. 상실을 슬퍼하면 자기연민 같았다.


강아지는 떠나기 한 달 전부터는 사료를 먹기 힘들어했다. 나는 기호성이 좋은 과일이나 삶은 고기, 두부와 감자, 밥을 끓여서 죽처럼 만들어 틈틈히 먹였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나자 물 마시기를 거부했다. 휠체어에 탄 채, 작은 분수같은 급수기에서 찹찹 소리를 내며 물을 마시는 강아지를 보는 건 하루 중 몇 안 되는 기쁨이었어서 많이 슬펐다. 얼마 안 남았다는 직감이 왔고, 어쩔 수 없이 작은 주사기로 물을 하루에 몇 번씩 급여했지만 강아지의 신체기능이 노화로 거의 멈춰가는 중이었다. 물을 급여하면 거의 바로 소변으로 빠져 나왔다. 휠체어에 타지 못하면 강아지는 누워 있어야 했고, 그대로 머리도 들기 힘들어했다. 깔끔한 성격이라 누운 상태의 배변을 불쾌해해서 자주 몸을 일으켜 주었다. 자주 안아 주었다. 안으면 항상 소변이 묻으니 패드를 배에 먼저 깔았다.


강아지의 다리가 안 좋아진 후부터 할 일이 많은 반 년이었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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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사람의 정서적 훈련과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용히! 성찰중 whitepoodlelov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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