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단편소설] 넷크로맨서(2)
2023/04/17
2.
드레이크가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그 타이밍에 태블릿 화면이 꺼졌다.
“어?”
“야야야!”
엔지니어 한 명이 해킹 도중 의도치 않게 시스템 설정을 건드린 탓에 시스템이 초기화되기 시작했다. 드레이크는 잠시 바라보다 도로 자리에 앉았다.
주위가 소란스러워지자 졸고 있던 박 노인이 퍼뜩 일어났다. 그는 깜짝 놀라 공격적인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드레이크는 아무 말 없이 작업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리셋된 사이버웨어에 엔지니어들이 관리자 모드로 침투를 시작했다. 태블릿에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코드가 빠르게 넘어가고 있었다. 박 노인은 안도인지, 탄식인지 알 수 없는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시스템을 태워 먹은 건…….”
그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작업대 위의 사이버웨어가 움찔거리더니 갑자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움직임이 다소 뻣뻣했지만 곧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오오오오오!”
엔지니어들은 경이로운 듯 소리를 지르며 마치 어린아이가 신기한 장난감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홀로 움직이는 손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들 같았다.
모두 움직이는 왼팔을 보고 있을 때, 드레이크는 홀로 모니터링 태블릿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박 노인이 드레이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진짜 제대로 건졌군.”
“그렇군요.”
사이버웨어는 손목과 팔꿈치까지 모든 관절이 제대로 작동했다.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니 그 자체로 생명이 있는 생명체 같아 보였다. 그런데 박 노인은 얼굴을 찌푸리며 머리를 긁었다.
“하~, 그런데. 이거 너무 좋은 게 굴러들어 와도 골치구만. 그래, 이 정도면 우리가 얼마를 쳐줘야 하나…….”
드레이크는 이미 사이버웨어 이력을 확인하자마자 보조 전자두뇌로 넷에 접속해 대략의 시세를 알아봤다. 20년 전 제품이라 가격이 그리 높진 않았다. 하지만 완벽하게 작동하는 팔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중소형 자동차 한 대 값 정도는 너끈했다.
“2만 어떤가?”
한국은 더 이상 원화를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