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찬히 달려라 사건열차 40호 -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4/03/27
찬찬히 달려라 사건열차 40호 -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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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개념의 타임머신, 즉 영화에서나 소설 속에서 주로 등장하는 타임머신은 일종의 순간 이동 개념이다. 대충 그럴싸하게 생긴 기계 안에 들어가 시동 걸고 연도 숫자 입력하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해당 과거에 뚝 떨어지는 식이다. 그러지 않으면 공룡을 사냥할 수도 없고 수천 년 뒤 미래와 조우할 수도 없다. 고작 젊은 날의 엄마와 썸씽 탈 뻔하는 <백 투 더 퓨처> 정도로 만족하기엔 타밈머신의 커버 범위는 대개 무한대로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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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은하철도 999 같은 타임머신이 있어서 메텔 같은 자상하고 어여쁜 동행과 함께 (결정적으로 나와 철이는 너무나 다른 비주얼이지만 그냥 철이로 쳐 준다.) 시나브로 한 정거장 한 정거장 세월에 묻힌 과거와 추억과 기억의 지점들을 꾹꾹 짚어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어떨까. 철없는 철이와는 달리 우주의 비밀과 폭넓은 경험을 간직한 메텔이 방문하는 행성 곳곳의 특징과 의미를 역시 콕콕 집어서 얘기해 주는 여행이라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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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를 기억하는지 모르겠구나. 네가 모르는 사이에 이 사람이 죽어갔단다.” “이 사건만큼 한국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일도 드물 거야.” “너 너무 사회에 관심이 없었구나.” 하면서 정답고도 예리하게 얘기해 주는 메텔과 함께라면 그 시간 여행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우주 여행보다는 두어 배 더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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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메텔의 향기를 인문학자 강부원이 쓴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에서 맡는다.저자는 남자고 메텔처럼 금발의 긴 머리일리는 없고, 중년의 멈추지 않는 후퇴지향형 머리만 아니면 다행일 테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을 일사천리로 읽으면서 나는 과거로 가는 사건열차 40호를 탄 여행자가 되는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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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즉 여행 중에 내리는 40개의 사건들, 즉 40개의 역들은 원래 역사적 사건에...
김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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