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사고는 유(有)와 식(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계몽주의야말로 유식을 대표하는 철학 사조다. 알 권리가 서구에서 만들어진 기본법인 이유이다. 반면에 동양의 사고는 무(無)와 공(空)의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최고의 경지는 해탈이 아니라 적멸(寂滅 : 적멸은 단순히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사라짐을 뜻한다)이다. 

​

요즘은 알 권리 못지 않게 잊힐 권리도 중요하다. 특히 이미지 합성 인공지능인 딥페이크를 활용한 범죄가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잊힐 권리는 시급하다. 딥페이크 기술(딥러닝과 페이크를 합성한 단어)이 처음부터 범죄에 악용되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고인이나 반려동물을 추모하기 위해 발전한 기술인데 그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자 지인 능욕방으로 진화한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나의 얼굴을 합성한 능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나처럼 매력이 넘치는 사람은 그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알몸뚱이 몸에 페루애 얼굴을 합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