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3/03
부끄러움이 아닌 당연함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꽤나 철이 빨리 든 아이였어요. 우리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를 불행하게 여기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내 삶의 한 부분이라 받아들였던 아이였습니다. 아마, 철이 들기도 이전. 너무나 어렸을 적부터 '돈'에 대한 부모님의 대화와 다툼들에 몸에 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담임선생님께서 어머니께 이런 제안을 드렸습니다.

"학원 보내시죠. 얘는 학원 보내면, 전교권 안에서 놀겁니다."

제가 다니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냥 집에서 공부해도 충분하다 말씀드렸어요. 우리집 사정에, 4남매 급식비 내기도 빠듯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니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아마 당시에는 다니고 싶은 마음과, 집안 형편을 걱정하는 마음이 많이 부딪혔습니다. 그럼에도 참 다행이에요. 부모님께 가난함을 원망한 적은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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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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