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의 계보 ④ : 새로운 인쇄, 새로운 미디어, 투쟁하는 만화가

박인하
박인하 인증된 계정 · 만화평론가, 만화연구자
2024/01/24
망가의 계보 ①-②에서 일본 전통 두루마리 그림(絵巻物)에서 그림책(絵本)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로 이야기하기' 계보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③에서 에도 막부 말기 혼란하던 시대에 도착했다. 일본이 쇄국 정책을 끝내고 서구 열강과 교역을 시작하고(개항), 번사들이 서구에 유학을 가고 서구의 문화, 기술, 제도, 학문을 배워오기 시작했고, 막부 정부에 대항해 덴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근대 국가 설립이 진행되었다. 대정봉환(大政奉還), 왕정복고의 대호령(大號令), 보신 전쟁(戊辰戰爭), 폐번치현(廢藩置縣), 세이난 전쟁(西南戰爭) 등 여러 역사적 사건이 전개되는 와중에 메이지 덴노를 중심으로한 세력이 1867년 왕정복고 쿠데타를 벌이고 결국 막부 정부가 무너진다. "이후 일본 정부는 부국강병과 식산흥업(殖産興業)을 목표로 문명개화(文明開化)의 기치를 내걸고 근대화 정책들을 추진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국제관계를 새로이 정립하였다. 그리고 1889년 대일본제국헌법을 공포하고 근대 천황제와 자본주의에 기초한 근대국가를 확립하였다."(우리역사넷) 이 과정을 폭넓게 '메이지 유신'이라 부른다.

에도 막부에서 메이지 시대로 넘어오면서 서구에서 전해진 새로운 미디어도 등장했다. 새로운 미디어는 기술의 전파와 함께 했는데, 에도 시대의 목판인쇄가 수백부 내외의 인쇄가 주로 목판에 의한 인쇄였다면, 1877년(메이지 10)년 무렵 아연볼록판인쇄가 도입되었고, 메이지 20년대에는 사진볼록판인쇄 기술도 도입되었다. 인쇄 기술의 발전은 신문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신문에 실린 풍자만화에 전통적인 목판화 스타일을 벗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와무라 슈지(澤村修治)는 <일본망가전사(日本漫画全史)>(平凡社, 2020)에서 "부수로는 목판인쇄는 백부단위 정도였다면, 근대적 인쇄기술이 도입되며 천부 단위의 인쇄가 가능해졌다. 판매 체제도 정비가 진행가 진행되어 판매소가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구석구석까지 빠르게 출판물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인쇄물의 부수의 확대와 판매점의 확대(보급...
박인하
박인하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만화(한국만화, 일본만화, 웹툰, 그래픽노블 등)를 좋아합니다. 보고,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2020년부터 서울웹툰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81
팔로워 253
팔로잉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