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주말 추천시)
2024/10/20
[ 2024.10.20 주말 추천시 ]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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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추천 시, "풀"은 김수영 시인의 말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시입니다.
‘풀’과 ‘바람’이 반복해서 등장하면서 대립적인 관계를 나타내고 있고,
시 전체의 동사를 보아도 ‘눕다’와 ‘일어나다’, 그리고 ‘울다’와 ‘웃다’라는 4개의 동사가 반...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오늘의 추천 시, "풀"은 김수영 시인의 말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시입니다.
‘풀’과 ‘바람’이 반복해서 등장하면서 대립적인 관계를 나타내고 있고,
시 전체의 동사를 보아도 ‘눕다’와 ‘일어나다’, 그리고 ‘울다’와 ‘웃다’라는 4개의 동사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