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는 인생의 메타포다 (김남조, '편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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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here · 국어강사
2023/06/24
편지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나에게 시는 인생의 메타포다. 
삶의 가장 어려운 순간이나 환희의 장면에는 어김없이 어떤 시구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남조언니의 시가 자주 떠오르는데 “편지”만큼은 쉽게 와닿지가 않았다. 
스스로에게 쓴 일기 같기도, 절대자에게 쓴 고백 같기도 하지만
뚜렷한 대상이 떠오르진 않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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