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에 대하여
2022/12/15
눈이 내린다. 언제부터인지 눈이 내리면 자연스럽게 영화 〈러브레터〉를 떠올린다. 그 영화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 아직 어린 모습의 주인공은 새하얗게 눈 쌓인 비탈길에서 장난스럽게 발을 미끄러뜨리며 내려오다, 갑자기 잠시 멈춰 선다. 그리곤 눈바닥에 죽어 있는 잠자리를 가만히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셨구나.”
죽어 있는 잠자리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한 것. 작은 생명에서 또 다른 생명의 단서를 찾는 것, 세계와 세계가 이어져 알게 되는 순간. 그 연결성을 느끼는 것. 그래서 그 장면을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것 같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 장면은 마치 〈맨 인 블랙〉에서 구슬 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