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짓껄여봄] 영화를 한 번만 보신다는 어떤 평론가님의 오만과 그것이 가능한 사회에 관하여

서형우
서형우 · MZ문인
2024/07/20
우리나라 유튜브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평론가는 이동진 씨다. 이동진 씨의 평론은 어느 정도는 신뢰할 만하다. 여기서 어느 정도라고 말한 건, 그저 들어줄만 하고, 어느 정도 참고점을 알려준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그는 서사의 본질에 대하여 전혀 모르는, 그저 문화 해설사, 혹은 베테랑 기자 정도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할만 하다.

그의 평론을 듣다 보면, 이것이 서사에 관한 평론인지, 아니면 그냥 남의 나라에 있는 어떤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설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서사를 즐기는 이유는 원체험을 원해서이다. 내가 체험하지 않은 걸 체험함으로써, 내게 주는 어떤 깨달음을 느껴보기 위해서다. 즉, 우리가 서사를 통해 원하는 것은 최종적인 지혜다. 그러나 이동진 씨의 평론은 그냥 사건의 구성 요소를 관찰하였으며, 그것을 보도해드린다는 기자적인 느낌이 강하다. 아, 맞다. 그는 원래 기자였지.

그렇다면, 우리가 지혜를 원체험을 통해 얻기 위해서 필요한 감각은 무엇인가? 바로 감정이다. 사람의 마음, 감정. 서사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주인공이 A->B로 가는 어떤 체험을 하며 변화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체험을 느끼는 도중 느끼는 어떤 감정이다. 서사를 구성하는 사람의 대다수는 그 감정을 바로 나의 어떤 것에 대한 죽음에 관하여 써내는 것이다. 왜 어떤 것에 대한 죽음을 사람들이 서사에서 다루느냐? 그건 서사를 창작해보려고 고뇌하는 한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드릴 수 있다. 아무리 잘 읽어내는 사람도 주인공의 어떤 부분에 대한 죽음으로 이야기를 풀지 않으면, 못 알아 먹는다. 솔직히 말해보세요. 언제 남의 일에 관심이 그렇게 많습니까?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날까?라고 말하는 친구들에게 늘 말해주는 말이 있다. 뭘 잘못 먹어야 소문이 난다고. 식중독에 의한 입원, 혹은 급사, 이 정도 되야 소문이 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은 전혀 남의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 내가 대화를 하고 난 후에, 대화를 복기해보고 난 다음에 느끼는 건, 나는 남이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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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은 정당한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정당한 것을 MZ의 감성으로 풀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있습니다. 개개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사회의 공론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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