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서리
어느 날 가을 일요일 아침 일찍 우영이가 우리집으로 찾아왔다. 밤나무골에 밤을 주우러 가자는 것이다. 아무 예고도 없시 불쑥 찾아와서 놀라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생각없이 봉지를 주워들고 따라 나섰다. 밤나무골 주인은 우리 옆집에 사는 선우네 것이다. 밤나무들은 냇가 옆으로 길이 100m , 폭 30m길이 정도로 쭉 줄지어서 밤나무는 족히 3-40그루 정도는 될 것이다. 여름에는 물놀이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붐비지만 가을이 되어 밤이 열리고 나서 부터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 놓는다. 그래서인지 거기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엉겁결에 따라 나섰다.
우영이도 미리 봉지를 준비해서 왔다. 아침이지만 구름이 태양을 가려서 그런지 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았다. 거기에 안개가 조금 끼어 있어서 멀리있는 시야는 흐려 보였다. 가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