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풋잠 5회 – 후기근대 혹은 환원근대

영화관 풋잠 · 지혜가 모여 혜안이 되는 공간
2024/06/11
“말씀하신 부분에 동의가 되는 부분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분 자체는 그런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 후기근대의 유동성, 그러니까 관계 자체가 유동화되는 측면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노동시장은 계약직과 파견직으로 구성되고, 가족은 해체하는 그림들을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유동적인 관계망 안에서 사람들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결국에는 말씀하신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에 저항하며 개인 내면의 성숙함을 발현시키기보다는, 결국 살기 위해 자신의 개성을 죽이고 단편적인 사고만을 하는 그런 모습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공자가 나의 말을 듣고서는 한참 고민을 하다가 대답을 했다.
   
“그렇군요. 뭐, 저는 후기근대에 대한 많은 논의들에 대하여서 찬성하는 측면도 있고 반대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뭐, 특히 한국에 적용할 때에는 서구 사회와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적용되어야 할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공동체에 관해서 저자가 다루는 부분은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왜냐하면 저는 저 정도로 상대에게 무심한 가족들을 그다지 보지는 못했거든요. 저는 질적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지만, 질적 연구를 잘 하려고 하나의 사례로 모든 것을 퉁치듯이 서술하는 방식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 정도로 가족에게 무심한 현상이 한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인가? 혹시 여기 계시는 분들 중에 저런 가족 서사에 자신의 가정을 대입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신가요? 저는 저런 가족 이야기는 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개별적인 현상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저는 중상위 계층의 가정에 속해서 그런 이야기를 못 들어봤는지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그런데 사회학하시니까, 최종렬 교수의 ‘복학왕의 사회학’도 읽어보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여러 인터뷰들을 통해서 본 지방대 재학생들은 성공이나 생존이 아닌 가족의 행복을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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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풋잠에서는 영화보다 멋있는 사람들의 대화가 오갑니다. 당신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 지혜를 담은 말의 대향연. 책 한 권을 읽고 서로의 지혜를 담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혜안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누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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