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무지와 용기, 그쯤 어딘가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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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er0416 · 문학을 좋아하는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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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명: 내게 무해한 사람 (2018)
  • 작가: 최은영

  소설 <내게 무해한 사람>은 총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은영의 문체는 간결하고, 따뜻하고, 감각적이고, 섬세하다. 제목처럼 '무해한' 느낌으로 독자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다. 그런데 왜 제목이 <내게 무해한 사람>일까? '무해하다'는 표현은 소설에서 두 번 등장한다. 한 번은 <고백>에서 친구 진희의 커밍아웃을 듣기 전의 미주의 생각에서, 그리고 다른 한 번은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서.

'당신은 내게 무해한 사람'이라고 감히 단언하는 무지에 대해서
  단편 <고백>에서 미주는 자신이 고등학교 때 있었던 일을 종은에게 고백한다. 한창 감수성 예민할 시절인 고등학생 때 자신과 주나, 진희는 단짝이었다. 미주는 그 둘을 참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고, 같은 문과반이 된 진희에 대해서는 더욱 잘 알고 있다고 느꼈다.

  미주는 자신이 진희를 안다고 생각했다. 넌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하지. 그리고 그럴 수도 없을 거야. 진희와 함께할 때면 미주의 마음에는 그런 식의 안도가 천천히 퍼져나갔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그 때가 미주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미주의 행복은 진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pp.195-196)

  그러나 진희가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던 날, 진희는 미주와 주나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고백한다. 주나는 진희에게 험한 말을 하고 미주는 어떤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러고 진희는 아무런 유서도 남기지 않고 자살한다. 주나는 그 후 미주를 의식적으로 피한다. 훗날 미주와 주나가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그날 미주가 진희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봤고, 어쩌면 주나가 한 심한 말보다 더 진희에게 상처를 줬을 것이라고 주나가 말한다.
  그러니까 '무해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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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어머니가 소장하시던 문학 전집의 영향으로 추측됩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퍽 좋아했습니다. 엄청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진 않지만 여러 사람과 문학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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