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지중해 ⑦> ‘아테네의 하얀 장미’가 된 ‘박쥐의 딸’ - 나나 무스쿠리

정숭호
정숭호 인증된 계정 · 젊어서는 기자, 지금은 퇴직 기자
2023/10/21
 그리스가 2차 세계대전 후 지중해 관광의 중심이 된 데는 1960년에 개봉한 영화 ‘일요일은 참으세요(Never on Sunday)’가 대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아테네의 항구 피레우스 부근이 ‘영업장’인 창녀 일리아의 매력에 빠진 미국인 작가 호머가 일리아를 문화와 교양을 지닌 숙녀로 변신시키려다가 실패하는, 엎치락뒤치락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196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작으로 오르고 주제가인 ‘피레우스의 아이들’은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일리아를 연기한 그리스의 금발 미녀배우 멜리나 메르쿨리(1920~1994)는 세계적 배우가 됐고, 그가 부른 ‘피레우스의 아이들’은 1960년대 한국 시골 어린이들도 흥얼거릴 정도로 대히트를 했습니다. 영화가 이처럼 성공하면서 영화에 비쳐진 그리스의 고대 문화유산과 민속을 구경하고, 에게 해의 풍광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일요일은 참으세요’로 세계적 명성을 누리게 된 그리스 여성과 노래는 멜리나 메르쿨리와 ‘피레우스의 아이들’ 말고 또 있습니다. 나나 무스쿠리(1934~ )와 그의 출세곡인 ‘아테네의 하얀 장미’입니다. 아테네의 하얀 장미는 영어로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Till the white rose blooms again/ You must leave me, leave me lonely/ So goodbye my love till then/ Till the white rose blooms again.” “하얀 장미가 다시 피기까지 당신은 나를 떠나겠지요. 그때까지 안녕, 내 사랑 안녕, 하얀 장미가 다시 필 때까지 안녕.” 가사도 쉽고, 곡도 쉬워 따라 부르기 좋습니다. 콧노래로 흥얼대기도 좋고. 에게 해의 물결처럼 잔잔합니다.
나나 무스쿠리 자서전 한국어판 표지
나나는 이 노래를 1962년 독일어로 불렀는데, 일 년 만에 독일에서만 100만장이 팔렸습니다. 영국 BBC 관계자가 이걸 듣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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