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을 사과한다는 것은 가능한가?>에 대한 보론1

노경호
노경호 · 연구자
2023/04/12
지난 번 작성했던 글이 너무 급하게, 그리고 부정확하게 쓰인 듯한 감이 있어 다음과 같은 보론의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1. 5.18과 관련한 경험
광주 5.18에 대해서는 이미 학교나 여러 매체에서 듣고 알고 있었고, 당연히 교육 과정 속에서 공식적으로 배운 건 고3 한국 근현대사 시간에서였다. 선생님이 던진 질문은 "누군가 폭압적이고 무자비하게, 심지어 부정의하게 사람들을 살해하고 폭행한다면, 거기에 너희들이라면 맞설 수 있겠니?"였다. 청소년기 특유의 시니컬함으로, 다들 "온갖 대의명분보다도 내 목숨이 더 중요하다" 또는 "나는 숨거나 도망갔을 것" 같은 반응이 다수였지만, 그마저 선생님은 예상했다는 듯이, "만약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오면, 그렇게도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답을 남겼던 기억이 난다. 즉 그 때 이후로 나를 사로잡았던 건 "어떻게 목숨을 걸면서까지 정의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은 곧 인간은 그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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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대철학과 정치철학을 공부합니다; 번역: <정치철학사>(공역, 도서출판길, 2021), <자유주의 이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23); 신문 <뉴스토마토> 시론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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