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일기] 변화이자 한계 사이의 무질서

이해해준
이해해준 · 인류연재
2023/06/18
    달리기를 결심하고 소파에 널브러져 있다 분연히 몸을 일으킨 지도 거의 일 년이 다 되었다. 그 세월 동안 나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 두 번의 하프 마라톤 완주와 한 번의 풀 마라톤 완주. 이 모든 완주는 달리기를 시작하고 6개월 만에 성취한 변화이자 한계였다. 평생토록 가능한 상태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바라온 나 자신과의 결코 영원하지 않은 단절에 관한. 그러니까 나는 매일 어느 일정 시간 동안만은 몸으로부터 달아나기만 하는 정신, 제정신이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운동 중인 몸이 주는 환희와 고통 속으로 몰두하는 본능이었다는 말이다. 

    달리기의 묘미는 집 밖으로 나서기 직전까지 뛸까 말까 집요하게 고민을 그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이건 마치 점점 다가오는 여행 날짜에도 방바닥에 무슨 덫처럼 입 벌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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