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연애 - epilogue

김지용
김지용 인증된 계정 · 어쩌다 정신과 의사입니다.
2024/03/30
5년 전 적었던 문제적 연애의 글을 최근 다시 꺼내어 읽고 다듬어 보았다. 이전에 연재한 곳에서 달렸던 수많은 댓글들 또한 다시 읽어 보았다. 응원의 내용도, 비난의 내용도 모두 다 동의한다. 연애를 시작 못 하는데, 연애에서 상처 받는데, 반복해서 나쁜 사람만 꼬이는데 한 가지 이유만 있겠는가. 나는 다수의 사람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심리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 애초에 정답은 없다. 그렇기에 댓글창에 달린 질문들에도 답변을 드리지 못했다. 그 분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하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궁금해 하신 부분에 대해선 대답해 보려고 한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제게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건 알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요?”

연애에서 겪는 문제들, 그 문제들을 유발한 심리들은 대부분 무의식에서 일어나고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 속에서 내 삶을 조종하던 심리의 정체를 정확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첫 번째 단계이다. 그래야 변화의 가능성이 생긴다. 상대가 무엇인지 알아야 적어도 싸움이 될 것 아닌가.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일 뿐이다. 

사람들은 반복적인 무의식의 고리를 끊어 줄 마법 같은 한 수를 기대한다. 그 간절함에는 공감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알아챈 이후에는 꾸준한 노력, 그것 뿐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힘을 키우고,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것을 매일의 모든 순간에 연습해야 한다. 격한 감정이 몰아칠 때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유튜브&팟캐스트 채널 '뇌부자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어쩌다 정신과 의사' 책의 저자입니다. 북팟캐스트 '서담서담'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11
팔로워 19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