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랫폼> 플랫폼의 의미
2024/07/17
영문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실험 프로젝트를 주제로 하는 영화 <더 플랫폼>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등장인물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가운데가 뻥 뚫린 묘한 구조의 좁은 방 안에 갇혀 생활한다. 유의해야 할 것은 그들에게 배정된 방의 층수가 곧 특권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 특권이란 바로 가운데에 뻥 뚫린 구멍을 통해 내려오는 진수성찬의 상차림을 먼저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배정된 방의 층수가 낮을수록 음식의 양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위에서 그 상차림 위에 침을 뱉거나 오줌을 싸질러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층수가 낮은 방일수록 배고픔과 굴욕감과 불쾌함을 감내해야만 한다.
프로젝트 운영진들에 의하면 모두 적당한 양의 음식만을 먹는다면 최하층 사람들까지 모두 골고루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런 이상적인 바람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하층이 아니라 일정 층 아래서부터는 음식 구경은 할 수 없다. 그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쾌함을 안겨줄 음식은 주어지지 않지만 대신 그들은 배고픔이라는 원초적인 괴로움과 자신을 같은 인간이 아니라 그저 고깃덩어리로 여기기 시작할지도 모를 룸메이트로부터의 암묵적인 위협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운이 나쁘면 굶어 죽거나 룸메이트에게 잡아 먹히겠지만, 운 좋게 살아 남는다면 그들에게도 희망은 있다. 방이 매달 한번씩 다른 층수로 재배정되기 때문이다.
방이 재배정되는 기준은 철저하게 운이다. 그들이 한달 동안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했든, 무슨 짓을 저질렀든 그들이 다음 달에 배정받게 되는 층수와는 아무 상관도 없다. 룸메이트를 무참하게 살해하여 살아남았더라도 그 역시 다음 달에 최상위층을 배정받아 한달 동안 호식하며 풍요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