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04/26
어릴 때부터 비를 참 좋아했어요. 제 실명에 비 우자가 들어가는데(항렬이에요.) 그래서 운명적으로 비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아주 어릴 때부터 하곤 했죠. 비만 오면 창가에 붙어서 하염없이 비 오는 걸 보고 빗소리를 듣고 비내음을 맡았죠. 졸졸 흘러내려가는 빗물을 참 오래오래 지켜봤어요. 

학교에 있다가 하교할쯤 비가 올 때도 많았죠. 하나둘 우산을 들고 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아이들. 반가운 얼굴이 우산과 함께 찾아오면 친구들은 한 명씩 집으로 향했죠. 저도 그 틈에 있었지만 늘 기다리는 제 차례는 오지 않았어요. 엄마는 늘 바빴고 아빠는 제게 관심이 없었죠. 마치 누가 오기라도 한다는듯 기다리다 결국 모두 떠나고 혼자 남으면 그때서야 천천히 발걸음을 뗐어요. 그리고 보란듯이 아주 느리게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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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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