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랑> 매번 새롭게 사랑하고 싶어서, 살아내고 싶어서.
책방을 하면서 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몇 가지 있다. 그건 바로 나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게으른 사람이라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일은 비교적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회사 생활에 이르기까지 내게 있어 목표는 주어진 일을 적당히 해내는 것 정도였다. 당연하게도 그런 환경에선 선택이나 의지가 필요한 순간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회사 생활에 이르기까지 내게 있어 목표는 주어진 일을 적당히 해내는 것 정도였다. 당연하게도 그런 환경에선 선택이나 의지가 필요한 순간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독서모임 멤버들은 나를 베짱이라 부르며 책방 일을 좀 더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 한다. 하지만 시키는 일만 하면서 살아온 본 투 비 한량인 나는 6년 차임에도 아직까지 '이 일에 적응하는 중' 이라는말로 변명을 대신하곤 한다.
잘하지도 못하는 일을 6년 가까이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스럽게도 책방에서 이뤄지는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의 범주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으려는 노력과 책방으로서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모임과 책 입고를 유지하는 것. 별 것 아닌 일에도 품은 들고 완벽하진 않아도 그것이 내가 기록해온 내 유일한 시간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드문드문 이어진 점들이 멀리서 보면 한 선처럼 보이듯 꾸준히 해온 일들은 현재의 책방을 말하는 하나의 길이 되어주었다.
꾸준함이란, 다시 말해 미루지 않는 삶이란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내 삶에서 얼마만큼 중요한 일인지를 가늠할 척도가 된다. 좋아하는 마음이야 말로 우리를 부지런하게 만드는 동력이자 동시에 증거인 셈이다.
이 달, 책방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이슬아 작가의 <부지런한 사랑>이다. ‘일간 이슬아 수필집’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등을 쓰며 스스로를 연재 노동자라고 일컫는 작가 이슬아. 2년 사이에 6권의 책을 만들어낸 부지런함의 표본 같은 작가가 말하는 부지런함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글쓰기의 속성 중 하나를 알 것 같았다. 글쓰기는 게으르고 이기적인 우리를 결코 가만히 두지 않았다. 다른 이의 눈으로도 세상을 보자고, 스스로에게 갇히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