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원수다.

이윤진 · 글쟁이입니다.
2021/10/19
김장을 위해 부모님 댁에 내려갔던 날.
엄마는 고무장갑을 끼고 절인 배추를 씻어내시다가 개숫가에서 미끄러지셨다.
억, 소리와 함께 머리까지 시멘트 바닥에 찧으셨고 어떻게든 몸의 중심을 잡으려다 손목까지 부러지셨다.
그 깜깜한, 가로등도 없는 시골길을, 길을 달려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엄마가 그렇게 우는 모습을 처음 보았었다.
손목은 뼈가 완전히 부러져 내일 당장 수술을 해야했고, 불행 중 다행히 머리는 사진 찍어본 결과 별 이상이 없었다.
뭐, 엄청나게 커다란 피멍과 혹이 생기긴 했지만.

다음 날 수술을 하셨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이신, ㅎㅎㅎ, 엄마를 위해 1인실에 입원을 시켜드렸더랬다.
형편이 썩 여유롭지 못한 언니와 이제 막 신접살림을 시작한 동생에겐 큰 소리를 쳤드랬다.
나는 남편이 꽤 수입이 높은 편이었다.

일주일 후, 수백 만원의 병원비를 나는 남편의 체크카드로 당당히 결제했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9
팔로워 16
팔로잉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