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

고광석 · 글 읽기를 좋아하는 시민
2024/08/03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는 친구를 뜻하는 인디언 말이다. 친구란 내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슬픔이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존재라는 점을 비유한 것이다. '비유'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그와 비슷한 사물이나 현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적절히 비유하면 느낌이나 생각을 무척 인상 깊게 전달할 수 있다.

김연아 선수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결선에 올랐다. 어느 외국인 해설자는 김연아 선수가 펼치는 경기를 보며 이렇게 해설했다.

“나비죠? 그렇군요. 마치 꽃잎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비의 날갯짓이 느껴지네요. 은반 위를 쓰다듬으면서 코너로 날아오릅니다. 실크가 하늘거리며 잔무늬를 경기장에 흩뿌리네요. 제가 잘못 봤나요? 저 점프! 투명한 날개로 날아오릅니다. 천사입니까? 오늘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와 이 경기장에서 길을 잃고 서성이고 있습니다. 감사할 따름이네요. 울어도 되나요? 정말이지 눈물이 나네요. 저는 오늘 밤을 언제나 기억할 겁니다. 이 경기장에서 연아의 아름다운 몸짓을 바라본 게 저한테는 크나큰 행운입니다. 감사합니다."

꽃잎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비의 날갯짓, 실크가 하늘거리며 경기장에 흩뿌리는 잔무늬, 하늘에서 내려와 길을 잃고 서성이는 천사. 찬탄이 절로 나오는 비유적 표현이다. 경기장에서 나비와 천사의 모습, 그리고 실크의 모양이 환상처럼 떠올라 황홀함을 느낀 해설자는 눈물이 난다고 했다. 김연아 선수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몸짓을 이보다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황정민은 2013년 11월 29일에 열린 제26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전도연과 함께 출연했던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 황정민은 다음과 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저는 사람들한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소개해요. 60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 놓아요. 그러면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는 제가 다 받아요. 그게 죄송스러워요. 그리고 항상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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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저널위원회가 2013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시인의 가슴을 물들인 만남》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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