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첫 만남 - 혀들의 시대 3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3/26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공자(BC551∼479)와 안면을 튼 소크라테스(BC 470~399)는 심심하면 마실을 왔다. 공자의 제자들은 마음이 심히 불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로 치면 아직 어린아이였는데 서양촌에서는 대장 노릇을 하고 있었던 터라 대놓고 ‘임마’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 

    기가 막히기는 공자도 마찬가지였다. 천국에 들었을 때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애 아닌가! 그렇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다들 공자를 점잖은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버럭 화를 낼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소크라테스 녀석은 “살아낸 생의 기럭지로 치자면 공형이나 나나 다를 것이 뭐가 있겠소이까!”라는 말을 몇 차례나 내뱉었다. 여러 가지로 입장이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날도 공자가 햇볕을 쬐며 제자들 간의 토론을 지긋이 눈감고 듣고 있는데 소크라테스가 나타났다. 배알이 뒤틀린 제자들이 의자를 챙겨 들고는 마을 중앙의 느티나무 아래 정자로 등을 돌리고 가버렸다. 소크라테스라고 눈치가 없었을까. 찬바람 일으키며 자리를 뜨는 일행에게 한마디 던졌다. 

    “거참, 인사들 야박하시네. 한...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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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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