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무릎에 붙이고
2024/03/29
나는 눈꺼풀이라는 아주 얇은 막으로 통째로 감싸여 있습니다. 그 얇은 막으로 빛을 차단하고 소리와 거리를 두었다가 서로가 서로를 안은 모습으로 자라는 양파처럼 아침이 한 꺼풀씩 벗겨집니다. 마지막엔 연둣빛에 가까운 내피가 벗겨지며 눈을 뜹니다.
자는 동안 알 수 없는 이유로 눈물을 흘렸을 테고 눈을 비비면 밤의 눈물이 시간의 먼지와 뒤섞인 흔적이 손등에 묻어납니다.
밖은 조금 쌀쌀합니다. 너무 늦게 피어난 가을처럼 말이죠. 어제 읽다 잠든 책을 고스란히 들고 아래로 내려옵니다. 귀향하는 봄은 아직 오지 않는 버스 정류장에서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일까를 망설이고 있는 아침입니다.
흐린 아침도 이젠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어쩌면 모든 아침은 흐렸을지도 모릅니다. 이른 새벽이니 어두웠을지도.
출근길이 외롭지 않게 꽃가루 같은 미세먼지가 @적적(笛跡)님과 동참 예정이군요. 마스크란 친구도 함께가길 원하는 아침일겁니다.😉
출근길이 외롭지 않게 꽃가루 같은 미세먼지가 @적적(笛跡)님과 동참 예정이군요. 마스크란 친구도 함께가길 원하는 아침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