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곽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는 사람
2023/08/03
벌써 7년전일입니다.
"마음을 단단히 잡수시고, 일단은  큰 병원으로 가서 종합검진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
"혹시 암인가요? 그냥 말씀을 해주셔도 됩니다만...."
"X -RAY상으론 그렇게 보입니다만, 정밀검사를 권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으로 가셔서 검진을 해보시지요."

발단은 도라지물이었습니다. 식초가 많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는데..기침을 잠재우는데 좋다고 도라지를 구해와서 식초로 우려낸 물을 억지로 마시고 바로 전부 토해버렸었고, 피까지  콸콸 쏟아냈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입으로 피를 토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놀랐지만, 신체에서 별로 이상이 없었기에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은 하필 연휴가 시작되는금요일 저녁이었습니다.

하필..4월30일과 5월1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의 시작 전 금요일 밤에 각혈이 시작되어서 최대한 기침을 참아가며, 어찌 어찌 3일을 보내고, 연휴가 끝나자 마자 바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일단은 국제병원보다는 한국에서 설립한 종합병원으로 갔는데..폐를 쵤영하는 장비가 없었고, 호치민 의과대학병원에 그 장비가 있으니, 폐CT를 찍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현재로는 폐암이 의심된다고...말꼬리를 흐리며, 굉장히 송구스럽다는 표정의 의사선생님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몇년동안 줄기차게 기침을 했었고 약을 먹으면 또 기침이 멎어서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죠. 불과 몇달전 건강검진에서도 특별한 징후가 없어서 그러려니 하다가 최근 다시 기침이 나서 아내가 도라지물을 만들어서 아침 저녁으로 마시라고 했었고, 아내에게는 백번의 저항이 부질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저녁을 먹기전에 한잔 가득따른 도라지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나서 그 사단이 난 것입니다.
아까운 도라지물을 토한 것도 토한 것이지만, 피를 토한 것은 분명 몸에 중대한 이상이 생긴거거든요.

의사선생님의 곤혹한 표정을 뒤로하고 돌아 나오는 병원에서  당장 드는 생각은 "폐암이라면 별로 남지 않은 인생인데..크리스찬이라고는 하지만, 회개를 온전히 하지 못해서 지금 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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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며 살지만 현실에서 항상 부끄럽게 살아가는 소시민입니다. 살다보니 벌써 나이를 먹어서 거울을 보고 자주 놀랍니다.남은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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