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1/02

 
알라딘 서짐 제공
 
오즈 야스지로는 < 옆 > 을 잘 찍는 감독이기보다는 < 곁 > 을 잘 찍는 감독이다. 오즈의 카메라는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에 끼어든다는 느낌 없이 곁에 머물면서 조용히 지킨다. 옆을 바라본다는 것과 곁을 지킨다는 것은 다른 느낌이다. 오즈가 다른 감독들과 다른 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 곁 " 을 포착하는 능력은 오즈가 가장 탁월했다. 반면 구로자와 아키라'는 < 앞 > 을 잘 찍는 아시아 감독에 속한다.* 관객은 종종 배우의 응시를 불편하게 받아들인다.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서양에서는 이 응시가 매혹적일 수 있으나 예를 중시하는 동양 문화에서는 자칫 무례하게** 보일 수 있는 구도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 구로자와 아키라 영화는 밖에서는 열렬한 찬사를 받았지만 자국 내에서는 짜디 짠 박대를 받았다. 일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들은 오즈 야스지로의 위대함을 위해서 구로자와 아키라를 평가 절하시키고는 했다.
 
마치 김연아의 우아함을 위해서 아사다 마오와 비교 평가***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구로자와 아키라 영화를 매우 좋아했다. [ 거미의 성 ] 은 셰익스피어 연극을 영화로 만든 모든 작품 가운데 가장 탁월했고,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 은 영화가 활동극'으로 불린 이유를 깨닫게 해준다. 그런 그가 자서전 비슷한 것을 쓴 모양이다. 그래서 제목도 < 자서전 비슷한 것 > 이다. 역자 후기를 보니 < 자서전 비슷한 것 > 은 1978년 3월 ~ 1978년 9월까지 신문에 연재한 것을 덧대고 재구성해서 단행본으로 나온 책으로 구로사와 감독이 부제로 붙인 이름이 " 자서전 비슷한 것 " 이라고 한다. 그러니깐 이 책은 < 데루수 우자라 / 1975 > 와 < 가게무샤 / 1980 > 사이의 긴 공백 기간에 쓰여졌다. 칠순에 가까운 그가 지난 일을 떠올리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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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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