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몸값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1/01
알라딘 서점 제공


에드 맥베인의 소설 << 왕의 몸값 >> 에서 아이를 유괴한 범인들이 요구하는 몸값(ransom)은 50만 달러'이다. 50만 달러가 구두 회사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소설이 쓰여진 때(1959년)를 짐작할 수 있다. 유괴범은 어마어마한 금액을 몸값으로 지불하라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눈썰미가 있는 독자라면 소설 제목이 모순적이란 사실을 금세 깨달았을 것이다. 유괴범이 제시한 몸값은 운전기사인 찰스 레이놀즈의 아들에 대한 몸값이지 구두회사 사장 더글라스 킹, 본인의 몸값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드 맥베인은 제목인 " King's ransom " 을 중의적으로 사용했는데 관용적 표현으로 " 막대한 금액 " 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쉽게 저잣거리 입말로 말하자면 떼돈'이라는 뜻이다. 이 제목만을 놓고 보아도 에드 맥베인이 글재주가 뛰어난 양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이 소설은 당신이 평소 생각하는 대중 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가볍게 날려버릴 정도로 뛰어나다.
 
촘촘히 박힌 장치들은 에드 맥베인이 꼼꼼한 작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킹이 사는 성곽과 그 근처 사유지인 " 스모크 라이즈 " 라는 이름은 하나의 헛점과 몇몇장점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이 이름은(사람들은 이곳을 스모크 라이즈라고 불렀다 ,23쪽)  희뿌연 안개에 휩싸인 이미지를 제공하는데, 이 불투명성'은 유괴범들이 운전기사의 아이를 킹의 아이'로 오해하도록 만드는 구실을 제공한다. " 스모크 라이즈 " 는 마치 스티븐 킹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가상의 도시 " 캐슬록 " 을 닮았다. 에드 맥베인은 " 스모크 라이즈 " 라는 이름으로 여러 상황을 동시에 해결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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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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