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이난희.여성사회연구
이난희.여성사회연구 · 작가, 번역가,연구자
2024/01/25
능소화

능소화 핀 좁은 골목
여름 아침이 소근대며 다가오면
햇빛이 간지러운 아기처럼
주황색 꽃잎은 웃음짓네
이슬 한방울 눈물 한방울
지난 밤의 슴픔은 마르고
꽃잎을 흔드는 푸르른 바람에
주황색 능소화는 오늘도 함박웃음

차가운 담장옆 위험한 전봇대 
타고 올라도
가로막혔다 너무 높다
불평도 한탄도 없이
초록 잎 여린 줄기를 
질끈 감아올리며 피어난
기특한 꽃잎 꽃잎들.
오늘이 가기 전에
마음껏 기지개 펴고
호수같은 하늘에까지 닿아 보렴.


작년 초여름에 쓴 시이다..추운 겨울이지만 여름을 떠올리며 추위를 견뎌 본다..어릴 적 살던 집에도 능소화가 있었다..어디서나 잘  자라는 꽃인가 보다..어릴 땐 몰랐다..주황색 꽃들, 푸른 잎들이 나에게 참 소중하고 사람들에게 귀하다는 것을..아파트 단지, 자동차 물결, 매연으로 흐린 하늘을 보면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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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커피 한잔, 여성신학 한스푼,”“방구석 여행가들의 일상 이야기가 궁금하니?(공저)” 등의 책을 썼습니다. “기독교는 식사에서 시작되었다(공역),” “뚱뚱한 예수(공역)” 등을 번역했습니다. 영자신문 ‘코리아 타임즈’에 비정기로 글을 기고합니다. 여성신학 박사로 강의를 했고, 여성, 사회, 문화에 대한 다양한 한글 및 영어 에세이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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