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안경 끼고 살아가기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2/20
*사진출처: Photo by Chase Fade on Unsplash



나는 안경을 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썼을 것이다. 키가 작아 앞줄에 앉았는데도 어느 날부터인가 칠판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내 눈 위에 렌즈를 걸치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 얼굴에 안경은 꽤나 잘 어울렸다. 안경을 쓰기 전보다 공부를 더 잘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보이기에만 그랬다는 뜻이다. 대신 안경 하나 사는 게 꽤 부담이 되기는 했다. 

  렌즈와 테를 맞출 때마다 비싼 가격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한창 뛰어놀 나이에 안경이 멀쩡한 날이 없었고 툭하면 부러지고 깨졌다. 최소 2년 정도는 써야 하는데 웬걸, 6개월 버티기도 힘들었다.

  내가 고등학교쯤 되었을 때, 대형 안경점들이 생겨났다. 만원이면 안경하나 맞출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실제로 가보면 그 이상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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