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어디에" - 영화 <아버지의 깃발>과 시뮬라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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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10/13
 
이오지마 전투 승리 기념 성조기 게양 기념 사진.
"진실은 어디에" - 영화 <아버지의 깃발>과 시뮬라시옹

영화 <아버지의 깃발>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키워드로 쓰이는 사진. 이 사진 한장이 미국민들에게 주는
감동은 컸다. 전쟁은 곧 끝날 것이며  따라서 내 아들이, 남편이 곧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었고,
훨씬 더 '의도적'으로는 '미국의 승리'를 확신케 해주었다. 그런데, 이 사진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면?

 
1. 아버지의 깃발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2월, 미군해병부대가 일본군의 요새지역인 이오지마섬에 투입된다. 한 달이 넘도록 전투를 계속한 끝에 미군은 이오지마섬의 꼭대기에 성조기를 꽂는 데 성공한다. 마침 그 모습이 한 사진작가에 의해 찍히고, 이 사진은 신문매체를 통해 미국 전역에 소개된다. 이 사진은 언제 끝날지 몰라 지루해 하던 미국인들에게 ‘전쟁의 종식’ 혹은 ‘연합군의 승리’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미국인들은 사진 한 장에 열광했다.
 
  그러나 사진 속 장면은 신문의 설명처럼 그들이 ‘처음’ 성조기를 꽂을 때가 아니었다. 사진 속 6명의 대원 중 끝까지 살아남은 3명의 대원은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었지만 침묵한다. 전쟁 때문에 엄청나게 늘어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의 성금이 필요했던 미국 정부는 이들을 영웅으로 만들고, 진실을 조작할 것을 지시한다. 이들 만들어진 ‘영웅’은 국가의 필요에 의해 전국을 돌며 모금운동을 벌이고, 사진에 열광했던 미국인들은 주저 없이 돈을 내놓는다. 이들은 전쟁 중에 스러져간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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