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 시작된 읽을거리에 대한 갈망이 여기에 이르러... 김민정, 《읽을, 거리》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05
“읽을거리라 쉽게 뱉고 보니 / 읽을 만한 내용일 리 만무해 / 겁도 나고 부끄러움도 앞서 / 만만한 게 사이에 쉼표라고 / 둘 가운데 끼우고는 냅뒀다.” (p.9)
 - 어려서, 읽을거리에 대한 갈망이 심하였다. 이것저것 모든 읽을거리를 섭렵한 다음 다락방에 굴러다니는 의학백과사전을 읽었다. 그것이 왜 직업군인과 가정주부를 부모님으로 둔 우리집 다락방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선이 정교하지 않은 그림과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한 그것을 어쨌든 읽었다. 읽을거리였는지 볼거리였는지 모를 그 두꺼운 책으로 어린 성교육을 했다.
 “... 가입 이후 내가 남긴 그날그날의 이야기를 그날그날마다 알아서 알려주니 그때마다 새록새록 추억에 젖어 사진도 저장하고 글도 복사할 수 있으니 그 재미의 쏠쏠함이 좀처럼 포기가 안 되는 것이다. 신박한 간소함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 애초에 될 수 없으니 지지리 너저분함이나 즐기자 하고 클릭을 했더니만 어라, 일 년 전 오늘에 사진 하나가 크게 뜬다...” (p.92)
 - 페이스북에 과거의 그날이 뜨고는 한다. 이제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고양이 용이와의 추억이 소환될 때면 가슴이 따끔하며 놀란다. 지금 키우고 있는 고양이 들녘의 어린 시절과 고양이 들풀의 아팠던 시절도 소환되곤 한다. 소환된 젊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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