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서 사라졌던 영웅의 귀환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8/08
▲ 봉오동 전투 포스터 ⓒ (주)쇼박스
한국사에서 사라졌던 영웅이 있다. 평안도 포수 출신으로 한일합방 이후 일본제국을 상대로 한반도 북방에서 유격전을 펼쳐 빛나는 무공을 쌓은 이다. 함경도와 강원도 북부를 무대로 활약했으며 무장독립운동 단체들이 거둔 최대 전공으로 꼽히는 청산리 대첩의 실질적 지휘관이기도 했다. 올해로 80번째 기일을 맞을 홍범도다.

그러나 한국에선 오랜 기간 동안 홍범도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다. 1980년대 생 기준으로 교과서에 그의 이름이 언급되긴 했으나 간략한 언급 수준에 그쳤다. 무장독립운동을 한 이들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힐 만한 당대의 영웅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것이다.

이유는 간명했다. 홍범도가 레닌과 트로츠키가 이끌던 초기 소비에트 연방에 합류했고 그곳에서 생을 마쳤기 때문이다. 오랜 냉전과 이념대립의 시기를 지나는 동안 적잖은 공산주의계열 독립운동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고, 그 대표적 인물이 바로 홍범도였던 것이다.

여전히 일각에선 자유시참변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온갖 음모론이 거론되는 게 현실이지만 홍범도의 삶 전체를 공정하게 돌아보자면 오늘의 한국이 그를 독립의 영웅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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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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