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대하여

오로지
오로지 · 오직 한 곬으로.
2022/02/27

가난을 알고있던 7살.

엄마가 인형을 사주신다고 하셨다. 가난을 알고있기에 아주 오랜시간동안 신중하게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 될 줄 알았다면 더 크고 좋은 것을 골랐을까?

대물림 된 가난의 바코드는 아무리 애를써도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나의 유년기는 작은상가에 붙어있는 부엌도 화장실도 변변치 않은 쪽방과 함께했다.
그곳에서 떼쓰기를 행해보기도 전에 포기를 먼저 알아버렸다.

오늘 하루를 몸이 부서져라 살아가면 언젠가 오늘보다 조금 더 넉넉한 날이 올거라는 작은 희망으로 부모님은 쉬는날 없이 일만하셨다. 나는 쪽방에서 반지하로 이사가던 날이 그 희망의 불씨라 착각했다.
하지만 그 반지하에 20년 동안 묶여 성장하며 가난은 더욱더 뇌를 파고 들었다.
비오면 잠길까, 하수구가 역류할까 잠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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