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수술

김재숙 · 시인
2023/02/18
낼모레가 팔십인데 백내장수술을  받았다
평생 시력이1.5~1, 0을  유지하더니 어느새
그 이하로 곤두박질! 아마도  안경 쓰기를 거부하다보니  그리 된 것  아닐까
노인이라 먼데를 잘보는 쪽으로  하는 게  좋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이게 웬 일!
가끼운 것도 넘 잘보여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끔찍한 것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안대를 풀고  거울을 보는 순간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주름가득한 웬 할머니가  거울  안으로 쓰윽   들어와 있는 것이다
순간 너무나 놀랐다  그건 예전에 돌아가신 할머니도 어머니도 아니고 자세히 보니  소리없이 늙어버린 바로 내 얼굴이었다
놀라는 순간 이 얼굴로  그동안 천방지축으로 다니며 이사람저사람 만나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닌 것을 생각하니  어찌해야하나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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