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내일도 라따뚜이?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9/05
가지도 이제 끝물인가 보다. 이웃 아주머니께 텃밭에 심은 가지와 호박을 가져가라는 문자가 왔다. 가지와 호박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고 소꿉장난하듯 키운 가지가 한두 개 냉장고에 있어, 우린 됐으니 다른 필요한 분들께 나눠주라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잠시 후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나가보니 기어이 붉은 다라에 호박과 가지를 담아오셨다. 목 뒤에 수건이 달린 커다란 꽃무늬 모자를 쓰고, 바지 위에 긴 장화를 신은 중년의 여인은 영락없는 농부의 차림새다. 나름 대학 교수님이신데 ‘난 교수보다 농부가 체질’이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 여름 방학 동안, 주말 내내 열심히 땀을 흘린 그녀의 결과물을 감사히 받아 들었다. 공짜 식재료를 얻은 기쁨도 잠시 이걸 또 뭘 해먹일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가지무침을 한다면 보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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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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