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들은 흐렸습니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5/26
연기만 피어오르는 하늘은 순식간에 불길이 붙기 시작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오랜만에 푸른 하늘이 보였다가 다시 연기에 휩싸여 흐려지고 있습니다. 
   
5월도 걷다 걷다 보니 강 하구에 도착하였습니다. 강폭은 한없이 넓어졌고 유속은 흐르지 않는 듯 느려졌습니다. 이 순간은 상여금 같은 일요일 아침입니다. 여유롭게 눈을 떴고 새벽 4시쯤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잠시 잠이 깼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아니 가슴에 손을 얹고 토닥거리며 나를 재웠습니다. 아마도 누군가를 떠올렸던 것 같지만 잠이 깨고 나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먹성이 좋지 않은데다 늘 음식을 깨작거리며 먹는 편인 저는 딱히 먹고 싶은 게 없습니다. 아주 배가 고픈 날에 아니 그런 순간에 자장면에 아주 얇게 썰어놓은 단무지 정도·고춧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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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겨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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