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모

윤린
윤린 · 방송작가
2023/10/22
아버지는 딸만 둘 있는 집에 늦둥이 삼대독자로 태어나셨다. 할머니는 평생을 두고 아들 하나 밖에 모르던 분이셨다.

큰고모, 작은고모. 혼날 일 저지르면 작은고모는 손바닥 맞비벼가며 죽는 시늉으로 잘못했다고 싹싹 비셨고 그래도 할머니 기미가 심상찮으면  울타리 밖으로 도망부터 치고 봐서, 두 대 맞을 것 한 대 맞고 지나가셨다고 한다.

반면 곰투가리 같은 우리  큰고모는 그대로 지키서 서서 두 대 맞을 것 열 대 맞았고 그래서 때리는 할머니 분통을 더 터트리셨다고 한다. 할머니랑 18살 차이가 났던  큰고모는 할머니 임종 얼마전까지도 당신 엄마라면 치를 떠셨고 친정 발걸음을 않으셨다.

어쨌든 한시라도 빨리 엄마 밑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큰고모는 첫 중매가 들어오자마자 바로 시집가겠다고 하셨고, 한참이나 나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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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물든 열매 너댓 개 붙은 망개 가지를 구멍난 백립 갓전에 꽂고 길을 가던 환이. 얼음 밑에서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서러운 길을 가던 환이와 같은 사람들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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