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2022/09/07
보문산성에 올랐다. 산 중턱쯤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니 정상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아 깜짝 놀랐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할 때, 한참을 가야 정상이 보이던 산이 어느새 야트막하게 낮아져 있었다.
   
   외할아버지는 6.25 전쟁에 참전하셨다가 팔에 총상을 입으셔서 한쪽 팔이 없으셨다. 할아버지와 함께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나와서 바나나우유와 갈비탕을 먹는 게 어린 시절 큰 낙이었는데, 목욕탕에서 옷을 벗을 때마다 의수를 벗은 할아버지의 뭉뚝한 어깨를 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큰 장애가 있으셨지만 어린 시절 나의 눈에 할아버지에게 장애가 되는 일은 없어보였다. 할아버지는 한라산부터 백두산까지 동료들과 함께 온갖 산을 누비셨다. 그 시절, 나는 발을 담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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