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을 보았다.
2023/01/19
3년 남짓 근무하고 휴직이라니.
승진은 하고 쉬는 게 어떠냐.
주변에서는 이직 준비나 자격증이라도 준비한다고 생각했으리라.
나 역시 그렇다고 대충 얘기하고 실제로 시험도 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무기력과 혼란이었다.
오늘 하루는 뭐라도 하자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밖에 나왔다.
유치원생들이 유치원 버스를 탈 때, 파자마를 입은 엄마들과 가끔 눈이 마주친다.
아마 내 나이 또래 거나 나보다 어릴 그 여자들은
노-메이크업에 가슴과 엉덩이 라인이 드러나는 펑퍼짐하고 늘어진 옷이 부끄러운지 가끔 눈을 피했다.
왜 그 나이에 이제 나가냐고 , 백수냐고 묻는 것 같았다.
30대 중반의 남자가, 출근복인지 일상복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옷차림으로 오전 10시쯤
혼자 커피숍에 들어가는 건 어색했다.
그래서 보험설계사라도 되는냥 재빨리 노트북을 켜고 메모지를 꺼내 들고 무언가 적는다.
커피를 마시고 밖으로 나가보면, 이 모든 것이 나만의 착각이라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평일에도 거리에, 카페에, 도서관에 사람들이 넘쳐났다.
세상에는 나처럼 회사에 다니던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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