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엿보는 일'의 기대와 부응 -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5)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7/08
권보드래,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

'내면을 엿보는 일'의 기대와 부응 - 권보드래의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
   
〈기원〉의 문제와는 별도로 이 책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다음과 같은 문장이었다.

독백이되 만인 앞에서 독백인, ‘~다’체는〈내면을 엿본다는〉느낌을 맛보게끔 만든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차단한 상태에서 토로하는 내면, 그 미지의 사유지를 넘겨보는 듯한 인상을 갖게 해 주는 것이다.

‘~다’체가 내면을 공감할 수 있게 하는 형식을 만들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소설이〈현실〉이라는 인상을 주는 효과를 갖게 한다는 것을 설명한 대목의 일단(一端)이다. 내게 위의 문장이 흥미로웠던 이유는,〈내면을 엿본다〉는 일은 수용자와 생산자가 만나는 합일의 상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것은 소설 바깥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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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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