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악기가 소리도 좋은가요? - 악기 가격과 소리의 상관 관계에 대한 고찰

젠남
젠남 인증된 계정 · 일하고 음악 듣고 글을 씁니다.
2023/03/27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체로' 그러합니다. 그럼 초보자는 어떤 악기를 사야 하나요? 전공자는요? 제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드리겠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 엄마에게 끌려가서 배우는 피아노, 한번 씩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학원에서 처음 치는 피아노는 완벽한 상태가 아닐 겁니다. 아이들이 주먹으로 치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다양한 스타일로 연습을 하니 소리가 아주 맑고 깨끗하지 못하죠. 그래서 더 나은 음색의 피아노를 차지하려는 여정이 즐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대형 연주장에는 전속 조율사들이 있고, 좋은 품질의 피아노가 구비 되어 있습니다. 연주 전에 이 분들이 조율해준 그랜드 피아노를 한 번 쳐보면 느낌이 참 좋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붉은 벨벳 카펫을 내가 제일 먼저 밟는 기분입니다. 지난 주에 방송된 유퀴즈 '피아니스트 조성진' 편을 보면 예술의 전당 전속 조율사 '이종열'선생님이 언급됩니다. 조성진님이 좋아하는 조율사이신데, 저도 운 좋게 고등학생 시절 이 분을 만났습니다. 좋은 악기가 좋은 조율사를 만나면 천상의 악기가 되고 그저그런 악기라도 좋은 조율사를 만나면 소리가 확 달라집니다. 

피아노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악기입니다.
피아니스트들은 자신의 악기를 갖고 다니며 연주할 수 없기 때문에 공연장에 있는 피아노에 바로 적응해야 하는 직업적인 숙명이 있습니다. 그러니, 악기 가격에서 그나마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죠. 물론 스타급 연주자들은 좋은 브랜드의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를 소유하고 있지만, 현악기 만큼 비싸지 않습니다.

피아니스트를 제외한 솔로 악기 연주자들은 자신의 악기로 연주하기 때문에, 악기의 품질이 연주를 좌우합니다. 장인은 연장을 탓하지 않지만, 연장이 좋으면 장인도 빛을 더욱 발하죠. 게임에서 아이템빨이 중요하듯 같은 실력의 연주자들끼리 비교했을 때, 좋은 악기로 연주하면 달리기나 쇼트트랙에서 인사이드로만 달리는 정도의 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 플루트에 미쳐서 하루에 3시간 씩 입술이 부르트고 수증기가 줄줄 맺혀 떨어지도록 연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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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음악 애호가입니다. 에세이 <곤란할 땐 옆집 언니>의 저자이며 국악, 클래식,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다니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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