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짐승 이미지 - 한국 회화 속의 동물 이미지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6/01
조속, 메마른 가지 위의 까치, 조선 17세기 중엽, 비단에 먹, 덕수1036.|국립중앙박물관

날짐승 이미지

새는 원래 한반도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태양을 향해 하늘을 높이 날아오르는 새를 보며 고대인들은 새가 태양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령이라고 생각했다[1]. 날짐승을 소재로 한 그림은 '화조화(花鳥畵)'라고 부르는데, 말그대로 꽃과 새가 사이 좋게 어우러져 있는 정경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민화에 나타나는 새는 반드시 암수 한 쌍이 있다는 특징이다. 암수 한 쌍의 모습은 부부가 화합하고 사이가 좋다는 것에 비유된다.  민화의 또 다른 특징은 꽃과 새가 그림 속에서 서로 같은 비중을 차지하며 늘 함께 어우러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각각의 새에 어울리는 꽃이 있다. 예를 들면, 봉황은 오동과 함께 그려지고, 오리와 백로는 연꽃에, 학은 소나무와 어울려 짝을 이루면서 격을 맞춘다[2]. 화조화에 가장 흔히 등장하는 새들은 닭, 학, 백로, 기러기 및 원앙이다.

이 새 중에는 닭이 가장 다양하고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민속에서 닭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는 상서롭고 신비로운 길조로 통한다.  옛사람들은 닭이 울면 어둠이 걷히고 동시에 여러 잡귀들도 물러간다고 믿었기에 닭을 주력(呪力)을 가진 동물로 인식하였다. 닭을 천계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천계가 하늘을 상징했다. 또한 닭은 날개가 있지만 땅에 사니, 하늘과 땅,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서 있는 상징적인 존재로 보았고 신성한 동물로 보기도 했다. 예를 들면, 고구려 벽화 속에서의 닭 그림은 닭이 울면 곧 해가 뜬다는 뜻으로 그렸다[3].

그리고 닭의 그림은 전통적으로 호랑이 그림과 함께 정초에 벽사구복의 뜻을 담아 대문이나 집안에 붙였던 세화의 일종으로 직접 그렸다[4]. 풍속화 속의 닭의 그림으로는 '야묘도추', '추수 타작', '주막거리' 등이 유명한데, 이 그림에는 실제 생활에 볼 수 있는 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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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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