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든 탑이 무너지나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20
와~~  정말 이럴 수가...  흑흑... 울고 싶은 기분이다.
아침엔 구름이 낮게 내려앉은 날씨였다. 혹시 비가 오려나 싶어 새로 딴 고추만 마당에 널어 놓고 어제까지 말리던 고추는 내놓지 않은 상태로 성당엘 갔다. 그 사이 구름이 걷히고 해가 쨍하니 비추면서 역시 불볕더위의 기승이 이어졌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들렀을 땐 햇살이 너무 뜨거워 차에서 내리자마자 도서관 마당을 가로 질러 총알같이 냅다 달려서 현관 안으로 튀어들어 설 정도로 그렇게 햇살이 따가웠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추를 다 내 놓고 올 걸 그랬네.
요샌 고추 말리느라 온통 고추에 신경이 다 몰려있는 것만 같다.  근데 너무 뜨거워서 우째 마당에 나가 고추를 널지?
이럴 땐 그저 남편 찬스를 써야겠지.  남편한테 미리 언질을 준다.
" 집에 가자마자 나는 점심을 차릴게요. 그 사이 자기는 마당에 고추 좀 널어주소"
대답이 없다.
"알았어요?  내가 널다간 타 죽을거야"
그제서야 마지못해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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