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

경나
경나 · 으른이
2023/09/16
   
신문지
   

   
신문지는 
노인이 되면 바빠요.
   
시든 대파의
이불이 되어주고
   
깜깜한
신발장 안에도
들어가 있고
   
튀어오른
손톱 발톱도
받아야 해요.

깨진 유리는
안아주지요.

어두운 구석에서는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신문지들이 옹기 종기
찬 바닥에 모여 있지요.

내가 그린 그림


   
오늘 주방 정리를 한다고  오래 묵은 간장병과 꿀, 액젓과 설탕이 들러붙어 있는  부분을 깨끗이 닦았다.  
신문지를 깜박 잊고  깔아놓지 않아서인지  바닥은 더 지저분해져 있었다. 치우느라 시간이 더 들었다.  
낡은 신문지를  주방 바닥에 깔아놓으니 큰 일을 하나 해놓은 것 같았다.  
깊은 통찰을 품은 낡은 신문지는  바빠질 것이고 더  아프겠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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