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김범 전시, 꼭 봐야 할 작품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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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아트 인증된 계정 · 미술에 빠진 당신을 위한 작품 감상법
2023/09/08
“똑, 똑, 똑, 똑, 똑!”

닫힌 문에서 “똑, 똑, 똑, 똑, 똑!” 하는 노크 소리가 납니다. 노크 소리를 내는 스피커를 내장해 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 설치되었던 김범 작가의 <무제(문 두드림 #3)>입니다. 단순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저는 이 작품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 들었나?”라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스스로의 지각 방식을 의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김범, <무제(문 두드림 #3)>, 1993/2022. Photo: 전명은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김범(1963-)은 인간 지각이 근본적으로 의심되는 세계를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다루는 작가입니다. 위 작품과 같은 전시에서 선보인 <무제(TV 마이크로웨이브)>를 보면 그의 유머 코드가 한결 더 잘 다가오실 겁니다. 미술관 안 카페에 설치한 작품으로, 얼핏 보면 카페 주방에 있는 전자레인지에서 통닭이 조리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실은 통닭 모양의 조각이 돌아가는 영상이 모니터에서 상영되고 있을 뿐인데 말이죠.
김범, <무제(TV 마이크로웨이브)>, 1991.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김범은 우리에게 당연하게 인지되어온 사물을 익살스럽게 뒤집어 보는 상황으로 관객을 이끕니다. 가공하지 않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제시하는 식입니다.
김범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말 타는 말(머이브리지에 의한>을 보면 그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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