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 장욱진이 그렸던 자신의 삶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3/10/19
장욱진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1917∼1990)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의 2세대 서양화가로 꼽힌다. 서양화에 동양적 정신과 형태를 더해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장욱진의 그림을 보기 위해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을 찾았다.
사진=유창선
시기별로 구분된 4개의 전시실을 돌아보면 장욱진의 미술 60여 년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작품들에서 반복되는 소재들이 몇 가지 있다. 까치, 나무, 해와 달, 마을, 집과 가족, 그리고 자신의 모습 같은 것들이다. 거창하지 않고 자신의 삶의 주변에서 보이는 일상의 풍경들을 화폭에 담고 있다. 그의 그림들이 유난히도 친근하고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삶과 가까이 있는 소재들을 그렸기 때문일 것 같다. 하지만 반복되는 소재들은 작품마다 다 다르게 표현되고 있다. 다양한 재료와 기법들을 찾아가면서 고정되지 않는 변화를 항상 추구했던 작가 정신이 전해진다.

내게 가장 인상적인 그림들은 장욱진이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었다. 1 전시실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이 <자화상>이다. 그림의 크기가 아주 작은 것이 인상적이다. 한  뼘 크기의 작은 종이 위에 유채로 그려졌다. 하지만 그림이 주는 느낌은 작지 않았다.

 이 그림을 그린 것은 한국전쟁기인 1951년. 서울 광화문 근처에 살았던 장욱진의 가족들은 언제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전쟁의 공포 속에서 지냈다. 결국 부산으로 피란을 갔다가 부인만 그곳에 남고 장욱진과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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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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